[스티브 잡스 2.0] 31. iPhone Finally

April 21,2012                      hit:(6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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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스탠 시그먼 대표는 대망의 “킬러 폰”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 하나 때문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일방적인 불평등 독점계약을 맺었다. 실체도 없는 “킬러 스마트 폰”을 만들어내야하는 애플과 AT&T의 한판 도박이 시작됐고 공은 애플로 넘어갔다.

2006년 10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인디언 섬머가 찾아온 아주 더운 날이었다. 애플 본사 컨퍼런스 룸에서 이른아침부터 “P2” 개발자 미팅이있었다. P2는 Purple 2의 약자로 아이폰 개발 비밀 코드명이었다. 모토롤라와의 ROKR 개발때 “P1”이란 코드명을 사용했기에 아이폰 개발은 P2로 불렸다.

인디언섬머의 더위를 먹었는지 스티브 잡스는 이날 머리꼭대기에서부터 마치 화산폭발이 시작되는 듯한 분노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날은 초극비 보안을 유지하면서 기획된 최초의 프로토타입 아이폰을 데모하는 날이었다. 당시만해도 아이폰 직접 개발자외에 아이폰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애플내에서도 고작 7 사람 정도였다. 간부들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해온 아이폰의 첫 시연회는 간단히 말해 대실패였다. 작동중 먹통현상과 지연되는 상황은 물론 가장 중요한 통화기능은 끊어지기 일수였고 배터리는 충전중임에도 100% 완료 메시지가 뜨는 판국이었다.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이 따로놀고 디버깅 리스트(고쳐야할 항목)는 끝이 없어 보였다. 다만 잡스의 집요한 손가락 놀림으로 일부 기능이 재가동되기도 했지만 모든 참석자들의 결론은 “아이폰 완성은 아직도 멀었다”였다. 이날 소리치고 나발부는 잡스의 분노 보다 더 무서웠던게 그의 침묵이었다는게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정확히 3개월 후면 2007 MacWorld 전시회에서 스티브 잡스는 전세계를 향해 아이폰의 존재를 보여줄 계획이었다. 실리컨 밸리를 통해 끝없는 애플 스마트폰 개발 소문이 퍼지는 중인데 이 전시회의 발표계획을 연기하게 되면 잡스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은 물론 더 중요하게는 AT&T와의 약속마저 깨질 판이었다.

한 아이폰 개발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날 이후 약 2백여명에 달했던 아이폰 개발자 전원이 지옥행 단체 열차를 탔다. 기관사 완장을 찬 잡스의 계속되는 욕지거리가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우리는 젖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었다. 한번은 프로덕트 매니저인 여성 엔지니어가 개발지연에 핏대가 올라 부하직원들을 닥달볶다가 자신의 사무실 문을 하도 세게 닫는 바람에 문고리가 박살나면서 방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녀를 빼내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야구배트까지 들고나와 방문을 산산히 부숴버린적도 있었다. 우리는 정말 개발 완료만 할 수 있다면 무슨짓이던 해볼 테세였다.”

그리고 두달이 흘러 12월. 스티브 잡스는 AT&T 경영진과 라스베가스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미팅을 주도하고 있었다. 스탠 시그먼을 포함한 AT&T 중역진은 잡스의 손만 바로보고 있었다. 미팅 시작과 함께 잡스는 자신의 청바지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끄집어냈다. 잡스는 두달전과 180도 달라진 아이폰을 만지고 있었다. 잡스와 애플 개발진들의 피와 땀으로 완성된 아이폰이었다.

당시 스마트폰 기준으론 가장 큰 아이폰의 3.5인치 스크린 사이즈만으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던 AT&T 경영진은 손가락 터치만으로 작동하는 아이폰에 눈이 뛰어나올 지경이었다. 그것뿐이랴! WIFI로 작동하는 모바일 인터넷 브라우져의 유연한 서핑 기능에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스탠 시그먼 AT&T 대표는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박수까지 치면서 “최고야, 정말 최고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참석자들의 대만족에 잡스는 적어도 이번 맥월드에서 창피당하는 일은 없을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시 1년반전의 시점을 되돌아보자. 실리컨 벨리와 월스트릿의 수많은 전문가들은 잡스가 도데체 무슨 배짱으로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수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또 AT&T 경영진을 어떻게 홀렸길래 말도안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잡스와 애플의 자신감에는 누구도 알 수 없었던 두가지 비밀병기가 있었다.

당시 PDA 스마트 폰의 인터페이스(입력도구)는 작은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팬을 사용해야만 했다. 잡스는 이런 형태로는 절대 스마트폰 대중화에 성공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마우스를 최초로 데스크 톱 컴퓨터 기능에 포함시킨 그였지만 "신이 내려주신 5손가락 보다 더 훌륭한 입력도구는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모두가 쿼티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한 타블렛과 스마트폰을 선보일때도 잡스는 "아직은 아니다"라는 인내심을 보였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이뤄지기에 여전히 만족할만한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잡스는 2004년 겨울 비밀리에 핑거웍스 (FingerWorks) 라는 벤쳐회사를 인수했다. 2명의 들라웨어주립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가 97년 창업한 회사로 터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였다. 핑거웍스는 특수 모니터에서 작동하는 터치 키보드를 개발한 여력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손가락 제스츄어에 의한 일명 “멀티 터치” 스크린 입력기술을 개발해 특허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잡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핑거웍스와의 합병을 추진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손가락 제스츄어 기능으로 발전시켰다. 당시엔 어느 누구도 이 기술이 세상을 바꿀게될것을 모르고 있었다. 물론 핑거웍스에서 2006년 웹사이트를 폐쇄하자 애플이 인수했다는 소문만 돌았을 뿐 누구도 애플이 어떤 꿍꿍이 속인지 알길 없었다.

두번째는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NeXT 운영체제였다. 애플은 이 운영체제를 사들여 Mac OS X로 재편해 매킨토시 컴퓨터의 응용체제로 발전시켰다. 이 운영체제의 특징은 Unix 기반위에 설계된 것으로 다양한 기기에 이식이 가능했다. 원래 컴퓨터 운영체제는 CPU 구조에 따른 종속변수가 있다. 인텔 x86 계열의 CPU에 맞게 설계된 운영체제가 다른 칩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일이 절대 아니었다. 애플에선 Mac OS X를 선보일때 모토롤라/IBM과 공동으로 개발한 파워피씨 CPU에 맞췄지만 인텔의 CPU가 더 우수한 성능을 내기 시작하자 2005년 매킨토시 컴퓨터의 CPU를 인텔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바로 Mac OS X라는 준비된 운영체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에도 데스크톱 PC 수준은 아니지만 왠만한 컴퓨터 기능을 요구하는 운영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모바일 CPU 기능에 최적화시킬 새로운 운영체제가 필요했었다. 특히 때마침 저전력 프로세서 전문회사인 ARM에서 새로운 칩을 내놓았다. 배터리 효율성과 프로세서 파워가 모바일 기기에 최적이었다. 아이폰 개발 시작단계에서 애플 엔지니어들은 아이팟 운영체제와 리눅스를 이용한 운영체제를 이용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구상했지만 모두 적합치않다는 판단이었고 시간만 흘려보냈다. 잡스는 이미 보유한 애플의 운영체제에서 답을 찾았다. Mac OS X였다. 데스크톱 컴퓨터용이었지만 10분의 1 사이즈로 줄이면서 모바일 운영체인 iOS로 쉽게 변경할 수 있었다. 바로 애플만의 앞선 기술력이 그가 바로 스마트폰 개발에 자신만만했던 이유였고 Mac OS의 다운사이징으로 1년도 안돼 iOS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이폰은 2007년 1월의 맥월드에서 처음으로 일반대중에 소개됐다. 같은 시기 라스베거스에서는 세계최대의 가전쇼 CES가 열리고 있었지만 전세계 언론은 아이폰 소식을 타전하느라 CES의 존재조차 잊어멀을 정도였다. 그리고 6개월뒤 아이폰의 판매가 시작됐다. 최단시일내 최다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세계를 스마트폰 열기속으로 몰고갔다.

AT&T는 아이폰 한대 판매때마다 애플에 아이폰 가격외에도 80달러의 판매 보너스와 2년약정가입자(한달 10달러씩)당 240달러를 이익배분으로 챙겨줬다. 그럼에도 가입자 증가와 주가 상승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뤘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폰이 한해 11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휴대폰 업계에 미친 영향이다. 오랫동안 이통사들은 휴대폰 제조사들을 마치 “음식점 웨이터”처럼 다뤘다. 헌데 아이폰이란 단기필마를 태운 해적선 하나가 이통사 바다의 한 복판으로 뛰어들자 세상이 한순간에 변한것이다. 애플은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의 관계를 180도 바꾸면서 정말 괜찮은 휴대폰만 있다면 아무리 비싸다해도 고객유치와 수익증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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