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ce that through the green fuse drives the flower / Drives my green age; that blasts the roots of trees / Is my destroyer. / And I am dumb to tell the crooked rose / My youth is bent by the same wintry fever….by Dylan Thomas
오늘자 뉴욕타임즈 오피언란에 재미난 글이 떴습니다. 세계최고의 회사를 발칵 뒤집어 놓는 글이다 보니 IT 매체와 네티즌들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전직 마이크로소프트 타블렛 피씨 개발 책임자로 97년부터 2004년까지 마소에서 재직했던 Dick Brass란 사람의 글입니다. 워낙 내부 이야기를 리얼하게 써놓고 이래서 안된다라는 얘기를 풀어놓으니 이에대한 반박글과 안티댓글이 엄청납니다.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에 비하면 세발에 피죠...^^
1년정도 팔육파 사이트에서 글올리기 활동을 해온 제가 마소 골지르는 글을 올리는데 좀 앞장 섰었습니다. 하지만...최근들어서는 좀 자제해왔다고 해야하나...울 사이트가 사실 애플우호 세력인것은 맞지만 해킨토시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시도하는 모든 회원님들이 그렇다는 것은 저의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단 제글이 편가르기 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면 그건 제가 절대 잘못하는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저와 모든 회원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하면 제가 아래와 같은 글을 올리게되면 혹시나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글은 애플의 iPad가 나오면서 10년이나 먼저 타블렛을 런칭했던 회사가 또 그 회사에서 타블렛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가 왜 오늘날 최첨단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뒤쳐지게 됐는지를 뒤돌아보는 것입니다. 또 이미 최근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게 노출돼왔습니다. 일일히 제가 열거하진 않았지만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두뇌들이 집단 이탈하는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왼도즈 전략담당 수석부사장으로 19년간 일했던 사람이 사표던지고는 아마존으로 직행했고 더 많은 간부급 두뇌들이 구글과 맥으로 말을 바꿔타고 있습니다. 또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뒤늦게 알게된 맥"이란 찬양 글을 올려 화제가 됐기도 하고요. 이 모든게 지난 4-5개월 사이의 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망조에 든것이라고 감히 말할 사람은 없지만 대기업 깊은곳에 병이 들어있다는것만은 확실합니다. 또렷한 외과 수술의 노력이 없이는 앞길이 좀 어둡긴하죠. 이 정도의 생각으로 아래 오피니언 글을 대하면 되지 않을까합니다. 관련해서 오래전에 제가 올린 글이지만 아래글과 함께 참조가 될듯합니다.
대리석처럼 반짝이는 애플의 iPad 가 등장하자 내로라하는 IT 전문가들이 ebook 시장의 선도자인 아마존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슈가 있다. 지구촌 IT업계를 대표하는 최대최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더이상 미래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존의 킨들이 치고나간 ebook 시장, 블랙베리와 아이폰이 앞서는 스마트폰 시장, 구글의 아성인 검색엔진 시장, 아이팟과 아이튠스가 선도하는 디지털 음악시장, 그리고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주류를 이루는 소셜네트워킹 시장 등 지구촌 IT업계의 동력 시장이 이렇게 존재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명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래전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스런 독점기업"이란 불명예 딱지가 붙은 이래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는 여러 사람의 즐거움으로까지 비쳐진다. 물론 독점기업의 불명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천하무적 능력 때문에 발생한 우연의 일치일 뿐인데 사과할일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세계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이며 컴퓨터 보급에 가장 앞장서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다. 또 윈도즈와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시장 지배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빌 게이츠이후 마소를 책임진 스티브 발머 역시 회사대표로서 기록적인 수익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만 1천억달러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애틀은 물론 미국 경제 전체를 떠받치는 기업중 하나이다. 창업자 게이츠는 역사상 가장 큰 돈을 쾌척하는 박애주의자이며 그를 본받은 수천명의 직원들이 기부와 헌금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생각이 제대로된 사람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를 고소해할리 없다.
하지만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이지만 실패의 길을 걷고 있는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0여년전 마이크로소프트에 몸담고 타블렛 피씨와 eBook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했던 한 사람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나와 같은 사람들을 너무 믿었기 때문에 초래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능하고 멍청한 창조자로 변했다. 종종 마소가 소개하는 제품들에 대한 천박한 비웃음이 지나친 것이긴 하지만 결코 이유없는 비난은 아니었다. 90년대 독점기업으로 찍힌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마케팅 능력은 나날히 뒤쳐졌다. 2008년 게이츠가 직접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TV 광고하나만 봐도 도데체 회사가 얼마나 생각없이 한심하게 일을 처리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애플이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먹어들어가는 사이 웹브라우져에서부터 고급형 노트북,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톱은 서서히 무디어져갔다. 수십억달러의 몰빵투자를 했던 Xbox의 경우 겨우 경쟁사와 비슷한 제품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MP3 플레이어 가능성을 처음엔 아예 무시하더니 나중에서야 발을 들여놓았지만 계속 허당이다. 그러는 사이 애플은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 4/4분기 67억달러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막대한 수익도 10년전에 개발된 윈도즈 OS와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 GM이 유가상승과 환경문제로 모두가 떠나버린 SUV, 트럭 시장에 목메달다 파산한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도 더이상 왼도즈와 오피스만 영원히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
더 열악한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이상 멋지고 최첨단의 "직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장 똑똑하고 뛰어난 직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빠져나가는게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다른 회사들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단 한번도 창조적인 제품을 개발한 적이 없다. 나와 같이 마소에서 일했던 동료들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창조성을 밟아버리는 조직으로 커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 최대 최고의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한 명도 아닌 3 사람의 CTO(Chief Technical Office)를 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직원들을 무시하는데 앞장서왔다.
ClearType 은 좋은 사례다. 내가 마소에서 일했던 시절 매우 똑똑한 그래픽 전문가 그룹이 텍스트 폰트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디스플레이하는 기술을 창조했다. LCD 스크린의 칼러 도트를 이용한 방식으로 스크린상에서 더 명확하게 읽힐 수 있는 서체 기술이었다. 당시 개발중이던 eBook을 위해 창조된 것이었지만 이 기술은 스크린을 사용하는 모든 디바이스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앞선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부서의 책임자들은 이런 성공이 자신들의 불익으로 다가올 것을 염려했다.
윈도즈 그룹의 엔지니어들은 ClearType가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특정 컬러에서 제멋대로 반응한다는 엉터리 주장을 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 책임자는 ClearType가 흐릿해서 사용해 먹지 못하겠다고 우겼다. 휴대용기기 (Pocket Device) 부서 책임자였던 한 부사장은 더 웃기는 짜장면이었다. ClearType을 지지해줄테니 관련기술과 개발팀 전원이 자기 부서로 들어와야한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뻔한 스토리다. 외부에서 조차 굉장한 창조라고 칭찬받고 사내에서는 프로모션과 특허까지 받아낸 ClearType 기술은 10년이 더 지나서야 윈도즈의 한 기능으로 편입됐다.
또 다른 예다. 우리는 2001년 타블렛 피씨를 개발중이었다. 당시 오피스를 책임진 부사장은 타블렛 피씨의 컨셉을 반대했다. 타블렛은 스타일러스 펜이 요구사양이었지만 그는 키보드 입력을 선호했고 타블렛 피씨 개발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타블렛에서 적절하게 작동하도록 변경하는 작업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타블렛에서 숫자를 입력한다던가 이멜 메시지를 보내려면 특별한 팝-업 입력장치가 뜨고 이를 통해서만 오피스 프로그램과 연동하게 됐다. 사용자들의 불만과 타블렛의 느려터진 멍청함은 예고된 사고였다.
당시 타블렛 피씨는 빌 게이츠를 비롯해 많은 간부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수억달러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게 개발 취소로 이어지고 말았다. 지금 이시간에도 타블렛 피씨에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직접 구동하지 못힌다. 애플의 iPad가 2개월뒤면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게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엔 타블렛 피씨 부서 조차 그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 사례가 회사 내부의 소모적인 알력 때문에 발생한 것 만은 아니다. 문제는 태생적 한계에 있기도하다. 75년 창업할 당시를 되돌아보면 소프트웨어에만 전념하는 회사가 설득력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도의 위험부담이 따르는 하드웨어 개발을 멀리하고 최대의 수익을 창조하는 소프트웨어에 메달린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철저하게 결합시켜 만들어지는 아이폰과 TiVo 같은 미려한 가젯을 제조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일이 돼버렸다. 또 마소로서는 독과점기업 소송에 휘말리면서 정부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고 이거저거 손을 벌려 개발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이 존재하긴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창조적 제품의 개발이 나오긴 했지만 타이밍이 부적절했다. WebTV는 너무 빨랐고 iPod를 따라한 MP3 플레이어는 너무 늦었다.
대기업에서 내부 경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창조력 경쟁을 유도하도록 현명하게 장려돼야한다. 하지만 제어가 안되고 상호파괴적인 경쟁으로 흐른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기업 조직의 순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 작은 부서는 권력을 손에 쥔 부서를 통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권력부서는 이미 다른 부서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손에 쥔 상태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 10년동안 디지털 음원과 전자책, 스마트폰, 온라인, 검색엔진 그리고 타블렛 등의 사업을 책임졌던 임원들이 모두 떠나간 사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의 눈부신 영예와 함께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는 회사이지만 창조적 정신이 살아나지 않는한 그 미래의 생존여부는 보이지않는 안개속 질문으로 남겨질 것이다.
[후기]
비유가 제대로일진 모르겠는데...위 글을 옮기면서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이끄는 회사와 시스템이 이끄는 회사와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 사례가 이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무조건 어느게 좋다 나쁘다는것은 아닙니다.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갑자기 날이 무디어지고 생각이 고로해져서 리더십을 잃게되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시스템과 조직이 큰 틀에서의 Macro 경제를 떠받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micormanagment로 회사를 일으켜세웠기 때문에 그가 없는 애플을 생각하며 걱정을 많이합니다. 그래서 요즘 보면 잡스가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팀 쿡이나 마이크 쉴러 같은 조직론자들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고 자기는 신제품 디자인에만 집중하려는...
반면 마소는 이미 게이츠가 손을 떠나기 전부터 공룡화된것 같은 느낌입니다. 게이츠 자신이 2001년 컴덱스에서 타블렛을 발표하고도 저지경이 되도록 내버려뒀다는것은 지도력에 큰 의문을 품게하는 일면이기도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어느 조직에서나 "조직화된 카리스마 리더쉽"이 최고의 효율성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없는 회사는 어쨌든 무주공산이 되기 싶습니다. 뭣이든 자금력으로만 해결하려하니까요. 지도자가 아래로 열려있고 체계화돼있고 생각이 앞선다면 성공은 이미 담보한것 아닐까 합니다.